책읽기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생각더하기 2021. 2. 18. 17:50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표지 - 표지 속의 책은 김동준 군의 실제 노트입니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은유 지음 (돌베개 출판사)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한국노총에서 진행한 노동문화제 기사를 접하고 서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제목 자체도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했다. 산재에 관한 내용일 것 같은데 아이라는 단어가 나를 더 끌어당긴 듯하다.

 

이 책의 줄거리는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이던 김동준 님이 현장실습을 나간 후 폭력을 못 견디고 자살한 사건이 산재로 인정받고, 어머님을 비롯한 주변의 분들이 아이를 기억하며 상처를 드러내고 조금씩 치유(?)해 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주에서 특성화 고등학생 신분으로 취업을 나갔다가 산재를 당한 이민호 님의 부모님과의 대화들, 또 김동준 님의 산재 투쟁을 함께 한 노무사의 글 등을 통해 김동준 님의 죽음이 개인의 선택이 아닌, 기업에 책임이 있는 산재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함께 한 분들의 글들이 실려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폭력적 직장문화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소년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왜 타인이 한 발 떨어져서 생각하는 방법으로 대처하지 못하는지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이 책을 읽다 보면 느낄 수 있다.

 

누군가는 사업장에서 폭력을 당해도 참고 넘어가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부당한 일을 당하면 대들거나 회사를 그만두는데, 그러지 못하고 선생님에게 호소하는 아이들이 있다.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고, 너무 힘든데 참기만 하다가.... 특성화 고등학생들의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산재를 당한 분들의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우리 모두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 세상에 모든 산재가 사라지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중대 재해 처벌법이 더욱 강화되어 이윤보다 사람이 우선인 사회가 되길 바란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김동준 님도 자신의 꿈과는 거리가 먼 CJ 소시지 공장에 취업을 나가서 외형적으로는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시선. 누구나 대기업에 취업하면 취업하기 어려운데, 조금만 참고 버티라는 말을 할 것 같다. 우리의 그런 편견이 또 다른 김동준 님을 만들고 있지 않을까?. 나를 다시 돌아볼 시간이다.